최교수와 허교수의  설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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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8 2025

대만과 한국의 다양한 문화 이야기

-2025.01.28.

-진행: 백조미, 최세훈



-최교수와 허교수의  설 이야기 (1/2)-





한국과 타이완 설날 풍경: 가족, 전통, 그리고 명절의 놀이



설날은 한국과 타이완 모두에서 가장 큰 명절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새해를 축복하는 중요한 날입니다. 하지만 각국의 전통과 문화에 따라 설날을 준비하고 보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두 나라의 설날 풍경을 간단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1. 명절 준비: 한국의 장보기 vs 타이완의 年貨(녠훠)



한국에서는 설날 전날, 시장이나 마트에서 떡국 재료, 전(부침개), 한과 등을 사는 장보기로 명절 준비가 시작됩니다. 반면 타이완은 年貨(녠훠)라는 특별한 문화가 있어, 전통 시장에서 떡(年糕), 만두, 생선, 오렌지 같은 길운을 상징하는 물품들을 구매합니다. 한국이 조용히 장을 보는 느낌이라면, 타이완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年貨大街(녠훠 시장) 에서 물건을 사고 활기찬 명절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특히 타이베이에 있는 디화제(迪化街) 는 대만의 춘절 문화를 즐기고 싶은 관광객들이 꼭 가봐야 할 전통 시장입니다. 디화제의 매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오래된 전통과 현대적인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에 있습니다. 디화제의 상인들은 춘절 기간 동안 유난히 친근하고 정겨운 태도로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필요한 물건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시식을 권하며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2. 무엇을 입고 먹으며, 또 어떻게 축원할까?



한국 설날은 주로 가족이 모이는 실내 중심의 풍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장식은 없지만, 설빔(새 옷)을 입고 세배를 올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또 가까운 친지나 혹은 존경하는 분들을 방문하여 좋은 술이나 선물세트를 드리죠.



반면 타이완은 春聯(춘롄)이라는 붉은 종이에 행운과 번영을 기원하는 글귀를 적어 문과 벽에 붙이는 풍습이 있습니다. 특히 福(복) 자를 거꾸로 붙이는 재미있는 관습이 있어, "복이 도착하다(福到)"라는 의미를 담습니다. 한국이 단정하고 소박한 느낌이라면, 타이완은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축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3. 제사와 명절 의례



한국에서는 설날 아침,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유교적 전통이 중심입니다.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이 함께 조상에 대한 예를 표하고 덕담을 나눕니다. 과거에는 사당패를 초빙하여 마을회관에서 사물놀이를 즐기고, 각 집을 방문하여 복을 빌며 시끌벅적하게 노는 행사들도 있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도교와 불교의 전통이 결합되어 사찰에서 祈福(치푸)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새해 첫날, 사찰에 가서 향을 피우고 복을 기원하며, 擲筊(즈쟈오)라는 의식을 통해 신의 응답을 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跋杯(바베이)라고 하는 두 개의 나무 조각을 던져, 신의 축복이나 지시를 확인하는 독특한 활동으로, 한국의 차례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집니다.



 



4. 음식과 세뱃돈: 떡국 vs 녠가오, 세배돈 vs 홍빠오



한국에서는 떡국을 먹으며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의미를 되새기고, 다양한 전과 잡채 등 명절 음식을 나눕니다. 세배 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세뱃돈은 아이들에게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죠!



타이완에서는 온 가족이 둥글게 둘러 앉아 함께 음식을 먹는 圍爐(웨이루)를 합니다. 이때 年糕(녠가오)라는 떡을 먹으며,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로 생선 요리도 명절 상에 자주 오릅니다. 타이완 전역에서 長年菜(장녠차이)라는 채소를 먹으며 건강과 장수를 기원합니다. 또한 대만에서는 세뱃돈의 개념으로 紅包(홍빠오)라는 빨간 봉투에 돈을 넣어 아이들에게 주는데, 봉투의 붉은 색이 행운을 상징합니다.



 



5. 놀이와 여가: 한국의 윷놀이 vs 타이완의 폭죽



한국은 설날에 가족이 모여 윷놀이, 연날리기, 팽이치기 같은 전통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투를 하는 가정들이 많습니다. 화투를 일본놀이라고 꺼리는 분들도 계시는데 원래는 포르투갈의 놀이였고, 일본의 화투는 한국과는 진행방식이 다릅니다.



타이완에서는 폭죽(鞭炮)과 불꽃놀이로 명절을 축하합니다. 타이완의 밤하늘은 춘절 동안 폭죽 소리와 불빛으로 가득 차 활기 넘칩니다. 이 모습은 조용한 한국의 설날과는 대조적입니다.



 



결론: 비슷하면서도 다른 설날



한국과 타이완의 설날은 가족 중심으로 조상을 기리고 복을 기원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설날이 유교적 전통에 기초하여 차례를 지내는 등 다소 엄숙하고 정갈한 분위기라면, 타이완에서는 도교와 불교적 의식, 활기찬 시장과 폭죽, 화려한 장식으로 축제적인 분위기가 물씬 납니다.



한국에서는 떡국과 세배, 윷놀이로 명절을 기념하고, 타이완에서는 녠훠와 춘롄, 사찰에서의 치푸와 즈쟈오를 통해 새해를 맞이합니다. 두 나라의 설날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명절의 모습으로 무척 흥미로운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