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 03 2025
‘오늘의 우크라이나, 내일의 타이완’?
- -우크라이나와 타이완의 상황은 다르다
- -징크스 피하려면…
- -타이완이 왜 중요한지 워싱턴에 알려야
- -3월4,5일 중공 양회 예의주시
- -여야 정치인들...., 그만 좀 싸웁시다!!!
- -2025.03.03.-타이완ㆍ한반도ㆍ양안관계ㆍ시사평론-
도널드 트럼프 2기 취임 이래 미 행정부가 내놓은 외교나 무역 관련 정책은 다른 국가들에게 있어서는 ‘불확실성’이 큼에 따라 바쁘게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고 만약 당장 필요한 대응 조치를 내놓을 없을 때엔 두려움이 생긴다.
예전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될 당시만 해도 김정은은 갑작스러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를 요구 받으며 당황했을 것이다. 양국 정상의 협상은 깨졌다.
러시아가 어떠한 명목으로든 지난 2022년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고, 초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이에 정전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나중에 미국이든 유럽연합이든 나토든 여하튼 서방세계가 돕겠다는 고무를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까지 3년이나 이 전쟁에서 버텨왔다.
충격적인 건 이에 관심을 갖는 분이라면 모두 생방송으로 중계된 미-우 양 정상이 소리 높혀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협상이든 정상회담이든 결국 파국에 이르렀다. 그러한 화면과 목소리를 접하며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필자는 타이완의 처지를 연상하며 근심이 늘었다. 우리가 국방을 강화한다 해도 혼자서는 군사적으로 이길 수 없는 상대가 타이완해협 건너편에 있고 타이완 주변에 자주 출몰하는 군용기와 군함은 늘 위협적인 경고처럼 다가왔다.
3/3(월) 타이완.한반도.양안관계.시사평론 프로그램에서는 필자 뿐 아니라 국내 유수의 학자들과 수많은 국민이 우려하는 그 징크스, “오늘의 우크라이나를 보며 그게 내일의 타이완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대해서 우리는 지금 어떠한 상황인지 어떻게 하면 이 곤경을 타파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주제로 진행한다.
트럼프의 성격이나 일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서 필자가 다 알지는 못해도 적어도 그 누구도 트럼프의 정책 결정을 의심하거나 틀렸다고 지적하면 안 된다는 것이며, 선거 공약에서 발표한 건 어떻게 해서든 설천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선거 공약은 사실 그냥 흘려 듣는 걸로 생각할 만큼 말로만 하지 진정으로 실천하는 공약은 많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의 특징 중 하나는 그가 한 말이 아무리 과장되었다 해도 어쨌든 상대방을 누르고 희생시키더라도 구현하려는 의지가 그의 행동으로 나타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찬 대접도 못 받고 오벌 오피스(백악관 내 집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볼 때 안쓰럽기까지 하였다. 그런데 어느날 타이완이 백악관 근처도 못 가본 상황 아래서 버려지는 건 아닐지? 이 정도 생각한 타이완인은 분명 있을 것이다.
당시 TV를 통해 본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러시아에 도전하였고, 의도적으로 수백 만 명의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을 가지고 러시아에 베팅하였고 미국이 개입할 것을 베팅했으며 심지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도 베팅하였다며 격노하였다.
뉴스를 보신 분은 다 들었을 것이다. 협상 카드도 없으면서 미국이 체면을 줬는데도 뻔뻔스러웠다는 등 타국 국가원수를 손님 대접은 커녕 무안하게 만든 장면이 여전히 필자 뇌리에 생생하게 재생되는 듯하다.
트럼프는 실리주의자다. 우크라이나에 이렇게 대한다면 타이완에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학자들의 견해가 궁금하다. 타이완의 국제관계학자, 국립정치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황쿠이버(黃奎博)는 미-중-타이완의 3자 관계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트럼프는 시진핑과 좋은 사이라고 거론한 바 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황 교수는 “트럼프는 아마도 시진핑이 타이완에 대한 약속, 예컨대 ‘하나의 국가, 2개의 제도 (일국양제)’, 그리고 공동으로 양안관계의 평화적인 발전을 추진한다”는 등 베이징의 말을 믿을 가능성이 있다. 그럴 경우 타이완에 대해서는 라이칭더 행정부로 하여금 베이징과 담판을 진행하도록 요구할 수 있고, 양안 담판에서 트럼프는 믿을 수 있는 제3자로 담판을 지켜보는 역할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지금 타이완은 우리가 우려하는 ‘젤렌스키 모델’에 가까운 건 아닐지, 또는 트럼프가 젤렌스키는 푸틴에게 도전했다고 인식하는 것처럼 라이칭더 총통이 시진핑에게 도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지, 만약 트럼프가 이러한 가정을 하고 있다면 문제가 아주 크다. 황 교수는 “트럼프가 그렇게 인식한다면 타이완의 ‘양안 정책’에 개입하거나 ‘실리적 타이완독립’이라는 목소리를 억누를 수도 있다”고 한다. 필자가 듣기엔 참으로 비관적인 경과 또는 결과이다.
사립담강대학교 국제전략연구소 린잉유(林穎佑) 교수는 현재 우리의 국방 예산은 GDP의 3%에 달했고, 해병대 개편 등 일련의 국방 개혁을 추진하는 등의 국방 관련 방향은 워싱턴당국이 기대한 자아 방위 강화 결심에는 부합할 것이지만, 트럼프는 ‘이익’을 극히 중요시하고 있기에 타이완은 미국이 왜 우리를 도와야 하는지, 우리의 어떠한 조건이 미국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반드시 트럼프 행정부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화민국은 비록 절대 다수의 국가들과 정식 국교는 없으나 가치 외교, 국민 외교, 산업 공급망 등 여러 방면에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유럽연합까지 버리는 태세인데 타이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비관하지 않을 수 없는데, 우리가 지금 직면한 도전을 구체적으로 나열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사립담강대학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 장우위에(張五岳) 교수는 타이완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첫째, 미.중 양 대국은 곧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시작할 것이며; 둘째, 미국의 동맹국 정치와 경제 전략 관련 우선 순위가 변화하였고; 셋째, 미국의 보편적 관세전은 타이완의 수출과 글로벌 공급사슬에 영향을 끼친다’의 3대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살벌한 와중에 타이완 내 정계에서는 여야간이 서로 상대측 국회의원/지방의회 의원/지자체장 파면 경합이라도 하듯 열렬한 정치 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이 또한 우리 스스로를 사면초가의 경지로 몰아넣는 리스크를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미-중-타이완 관계와 도널드 트럼프 2기의 미-중-타이완 관계는 분명 달라진다. 바이든 대통령 때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무역전, 과학기술전 등을 펼쳤지만 타이완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었다. 그렇지만 트럼프 2기에도 같은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까?
미-중 전쟁이 시작된 건 2018년 트럼프 1기 때부터였다. 미중 관계 속에는 ‘무역ㆍ과학기술ㆍ타이완’, 그러니까 미중 전쟁이 아니라 ‘타이완’이 지금 끼어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더욱이 복잡해졌다.
지난 2월25일 베이징에서 ‘2025년 대타이완 공작회의’가 이틀 간 열렸었다. 전국정협 주석 왕후닝(王滬寧)은 ‘양안관계의 주도권과 주동권을 장악하고 타이완독립을 반대하며 외부 세력의 간섭을 반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조국 통일의 대세를 조성한다’는 말도 들어가 있었다. 베이징의 기조는 변함없다.
일단 3월4일과 5일 베이징에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제14기 3차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회의가 열린다. 양회(정협과 전인대)에서 시진핑이 무슨 말을 할지, 그리고 추후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날 때 타이완해협에 대한 각자의 주장은 무엇인지 예의주시해야 할 때이다. 여야가 상대방을 끌어내리고자 서로 싸우느니 국가와 민생을 위해 슬기롭게 미국과 중국이 내세우는 정책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白兆美
원고ㆍ보도: 백조미